100만원 소액대출 :: 현역 수능 후기

일단 먼저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이과긴 이과인데 짭이과(?)예요.

여름방학 때 지구과학 방과후 듣다가 와 정말 과학은 내 길이 아니구나 하고

바로 사탐(생윤, 사문)으로 갈아탔어요ㅋㅋ 지금 생각하면 스스로도 왜 이과왔는지 의문ㅎ

사탐으로 갈아타고나서 두 과목 다 유명하신분 개념강의만 듣고 공부도 딱히 안하고

학교에서 놀기만 한 거 같아요.


<수능 전날>

제가 제 2외국어 신청하면 수능볼 때 분위기 좋을거라는 지구과학쌤말 듣고 제 2외국어 신청했는데요.

안그래도 사탐으로 돌려서 반애들이랑 다른 학교인데 제2외국어까지 신청해서

차타고 20분이었나 걸리는 학교로 배정받았더라고요.(1차 절망)

짝수형인지 홀수형인지 확인했더니 짝수형(2차 절망)

수능 전날에 다들 걱정되서 잠 안올거라고 하길래

나는 그럼 9시에 자야겠다!하고 누워서 폰보고있다가(이때까지는 긴장 1도 안했)

9시 거의 다되가서 이제 자야겠다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잠이 싹 사라져서 급긴장..

예전에 친구가 추천해준 수면 명상 유튜브 들으면서 잤어요.


<수능 당일>


- 배정된 학교에 도착하기까지..

일찍 자서 그런가 4~5시 쯤 깨서 6시까지 잤다깼다 반복하다가 일어나서

다 챙기고 밥먹는데 제가 평소 잘 체하는 타입이라 밥을 엄청 꼭꼭 씹어먹고

7시 15분 쯤에 집에서 나와서(원래 20분에 출발하려고 했는데 좀더 빨리 출발)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앞쪽에서 다 택시를 잡아 타서 잘 안잡히더라고요.(여기서 1차 위기)

설상가상 카카오택시를 불렀는데 택시기사님이 길을 헤매시네요?ㅋㅋㅋ

기다리다가 그냥 하나 택시 오는거 잡아서 탔는데...?

예상 도착시간이 8시 5분이라네??(8시 10분까지 교실 들어가야됨)(2차 위기)

앞에 꽉막혀서 엄마가 옆에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이러다가 결국 경.찰.차를 불러서

탔습니다..!! 그래요 , 수능날 늦을 것 같아서 경찰차 탄 학생, 그게 바로 저예요ㅎ

정말 남의 얘기일 줄 알았는데 내 얘기일 줄이야ㅋㅋ

경찰차? 엄청 좋아요 속이 뻥 뚫려요. 앞에 다 비켜줘서 진짜 빨리 도착했어요

근데 학교 앞에 학교 후배들과 선생님이 막 서있는데 내리면서 쪽팔려 죽는 줄 알았어요.

(그 와중에 다른학교 학생인지 누군지 모르겠는데 누가 "우와 경찰차다.."이러는게 들렸어요ㅋㅋㅋㅋ) 

내리자마자 쌤이랑 눈마주치고 뒤에서 00학교 화이팅!이러는데 그냥 뛰어들어갔어요.

후...

교실 들어가니까 거의 다 와있더라고요. 앉아서 그냥 멀뚱멀뚱 있다가

1교시 국어를 봤어요


- 1교시 국어

제가 시험지 넘기는 소리에 좀 예민해서 이어플러그 가지고 가서 봤어요.

정말 제가 바보같이 시계 앞에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정말 바보같아요..ㅋㅋㅋㅋ

그래도 국어는 시간 별로 안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냥 제가 못봤죠ㅎ

그 비문학 중에 경제지문은 그냥 쓱-보고 '아, 이건 내가 풀 문제가 아니구나'하고 찍었어요

저희 학교 문학쌤 진짜 짱짱 멋있는게 마지막 수업에서 알려주신 고전 문학 그게 딱 나왔더라고요

문제는 제가 기억을 못 할 뿐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문학쌤..학교 앞에서 눈마주쳤는데...ㅜ



네 이렇게 해서 국어는 망했어요...원래 항상 어려워도 쉬워도 3등급 나왔는데 4등급 나왔어요ㅎ

-2교시 수학

아 제가 가장 고대하던 수학시간!

수학말고는 다 자신이 없어서 모의고사 볼 때도 수학 끝나면 정말 학교에 있기 싫어지는..

수학은 음..제 기준 그냥 그저 그랬다?? 짝수형 21번 진짜 머리쓰기 싫어서

제가 그걸 항마다 다 하나하나 구해서 더했습니다. 노가다ㅋㅋㅋㅋ

근데 1번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걸로 체크했는데??

어디서 틀렸는지 모르겠는데요. 그래서, 네, 틀렸어요. 내가 그걸 3번 정도 더해본 것 같은데..ㅜㅜ

22번 23번 자리까지 침범해가면서 했는데. 네, 틀렸어요ㅎ

나머지는 28번이랑 30번 찍었는데 역시 틀렸죠

3개 말고는 다 맞은 것 같아요.

-점심

어우 그때 생각하면 진짜 아직도 숨막혀요ㅋㅋㅋ

다 처음보고 아는 사람 없어서 삭막하고 괜히 신경쓰이더라고요.

배 안고팠는데 그래도 도시락 싸주셨으니 먹긴 먹어야할 것 같아서

열었는데, 잘못하면 체할 수도 있겠다 싶은거예요. 그래서 한 두세 숟가락 먹고 다시 넣었어요.

이때쯤 되니까 교실도 따뜻하니 좀 졸리더라고요? 그래서 잠 깰 겸 복도에 계속 나와있었어요.

(나중에 반 애들한테 물어보니 같은 교실 배정된 애들이 좀 있어서 같이 밥먹었다고 하더라고요. 엄청 부럽..)


-3교시 영어

이건 제가 제일 자신없는 과목이었어요.

중학교 때 저 자신을 믿고 영어학원 끊은 이후로 영어 단어 따위 외우지 않은 저에게

고등학교 영어는 그냥..네 포기했죠ㅋㅋㅋ 영어공부한답시고 막판에 영어단어만 본 저..ㅋㅋㅋ

영어 듣기랑 주제 찾기나 안내문 그런거는 그래도 푸는데 문법이랑 순서 맞추기는 영어 단어를 모르다보니까

해석을 못해서 그냥 찍기 밖에 못하겠더라고요. 시계가 없다보니 시간 분배를 못해서

아직 한 장남았는데 갑자기 10분 남았다길래 허겁지겁 찍었어요.

마지막 문제 틀릴 뻔했는데 지문 읽어보니까 내 사전에는 포기가 없다네??그래서 답 고쳐서 맞았죠ㅋㅋ

솔직히 영어는 4등급 잘찍어야 3등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채점해보니까 역시나 4등급


- 4교시 한국사, 사탐

한국사는 정말 공부 안했어요. 학교 수업시간에도 엎드려 안자고 그냥 듣는 둥 마는 둥 앉아있었죠.

뭔가 체감상 모의고사보다 갑자기 좀 어려워진 느낌이 들어서

와 진짜 망했다 싶었어요. 그리고 집와서 처음 가채점할 때 9개 맞은거예요

그래서 헐..4등급도 안나오겠다 했는데 나중에 다시 채점해보니까 10개..ㅋㅋ딱 25점 4등급

사탐은 위에서 말했듯이 개념만 대충 봐서 잘보면 3등급?이라고 생각했는데, 둘다 4등급 나왔더라고요.

사문 시험보면서 와 사문문제가 이렇게 어려웠나?싶었어요. 일단 도표는 버렸구요. 무슨 카드 문제ㅋㅋㅋ..

시간 부족해서 그냥 대충 찍어버렸어요.. 생윤은..글쎄요....그냥 정신 놓고 풀었던 것 같아요. 왜 기억이 안나지??

저한테 사문 카드문제가 인상깊었나봐요.

- 5교시 제 2외국어

저는 제 2외국어로 일본어를 선택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봤냐구요??

안봤어요ㅋㅋㅋㅋㅋ굳이 봐야되나 싶어서 짐챙겨서 나왔죠..

수능 전날에 친구한테 제2외국어 안볼거면 그냥 짐챙겨서 바로 나가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포기 각서 같은 걸 써야된대요. 저는 그게 친구가 놀리는 줄 알았거든요??(비행기 방충망설 등 전적 다양)

그래서 2교시였나 3교시 끝나고 나가시는 감독관 선생님 붙잡고 물어봤는데

진짜였어요ㅋㅋㅋ친구야 미안ㅋㅋ 솔직히 너도 너 못믿는거 이해하잖아? 전적이 그렇게 화려한데..

근데 제 2외국어 안보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저뿐만이 아니었어요.

와 진짜 시장 바닥인줄.. 포기하겠다고 확인 받으려는 사람 줄이 엄청 길어요.

확인증 받고 소지품 받고 가는데 좀 오래걸렸던 것 같아요.

<소감>

솔직히 제가 진짜 공부 안해서 잘 볼거라고 기대도 안했어요.

역시나 가채점 결과는 414444 죽을 사사사ㅏ...?

그냥 나오면서 엄청 후련하더라고요.

기대를 안하니까 시험볼 때 딱히 긴장도 안했던 것 같아요.

이제 한동안 공부 안해도 되고 게임 맘놓고 해도 되서 기분 엄청 좋아요.

잘 놀고 먹고 하고 있습니다. 

<조언같지 않은 조언>

택시탈거면 진짜 일찍 나오세요. 저처럼 경찰차로 갈아타지 말고..ㅎㅎㅎ

내릴때 굉장히 쪽팔려요 

제 2외국어 신청하면 분위기가 더 좋다는 거 아주 잘못된 말은 아닌 것 같아요.

친구들말로는 다들 선택한게 비슷비슷하니까 대부분 근처의 한 학교로 배정됬는데 반에서 2~3명정도는 같은 교실 배정받고 그래서 쉬는 시간만 되면 좀 떠들썩 했다고 합니다. 

그런거 들으면 제 2외국어 신청 잘한 것 같기도...?

제 2020수능 후기는 여기까지고요. 제가 하고싶은 말만 쓴 것 같아요.

경찰차 타보는 신기한 경헙도 해보고 재밌었어요. 그래도 다시 그 쪽팔림을 경험하고 싶지는 않네요.

그럼 수고하세요!!